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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 작가 미하엘 엔데 전자책 |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재주
"아무튼 모모에게 가 보게!"이 말은 인근 마을 사람들이 으레 하는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모모가 누구에게나 좋은 충고를 해 줄 수 있을 만큼 똑똑하기 때문에?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꼭 맞는 말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줄 알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꼬마 모모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재주였다. - 작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 중
내가 어릴 적, 나의 아버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참지 못하셨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 분이셨다. 진실이나 상대방의 의견과 상관없이 당신이 화가 난 상태에서 상대가 반박을 하기라도 하면 세상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욕들을 내뱉는 분이셨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일 수록 심했고, 대화하는 게 너무나도 힘든 분이셨다.
20대 중반이 넘어서 타지 생활을 하며 직장에서 정이 가득한 어른들을 많이 뵙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내 곁에서 나를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몇 년 동안 그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정말 힘든 과정을 겪어야 했다.
왜냐하면 내가 나의 아버지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가나면 남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남이 말을 하면 내가 반박할 말을 찾기 바빴다. 멍청했고, 어리석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 때문에 화가 났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런 사소한 일들로 화를 내고, 해서는 안될 말들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상처만 줬다.
세월이 흘러 좋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제는 전보다는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드릴 줄 알고, 감사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게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건 일상 생활에서도 일해서도 부자가 되는 법에서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모처럼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이 또한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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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4월 23일 오늘 만난 책들 |
경청의 기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경청할 때의 태도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태도는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나의 아버지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화를 낼 때의 나와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이야기 할 때 듣고 있기보다 내가 다음 할 말을 생각하며 눈알을 데구르르 굴리고 있었다.
사람을 표정을 보면 이 사람이 진짜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아니면 의문이나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지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건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 대화 속에서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기 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듣는 걸 할 수 없게 되고, 자기 자신 조차 제대로 듣고 있지 않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게 아닐까?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내용 중에 데일 카네기가 어떤 파티장에서 파티 예의는 무시한채 어느 학자와 2시간 정도 계속 식물에 관해 대화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침 데일 카네기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그 분의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공감이 되었고, 그래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유쾌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대화를 했던 상대방도 데일 카네기가 돌아간 후 그가 파티장에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었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사실 데일 카네기는 그 긴 시간 동안 그사람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어준 것 밖에 한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관심'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집중해서 듣게 되고, 상대방도 이 사람이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구나. 경청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되는 게 아닐까?
관심을 가진다.
관심을 가진다는 게 뭐가 어려운 일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일이 아닌 이상 관심을 가진다는 게 쉽지 않은 거 같다. 연예인 가십, 주변 사람들의 소문 등등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이야기들도 순간의 가십일 뿐 정말 내 이야기처럼 관심을 가지고 깊게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일은 많지 않은 거 같다.
나와 대화하는 그 순간이라도 내 앞에 앉아서 나에게 소중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주면 나의 소중한 '시간'도 조금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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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책 속에서 답을 찾기 위해 찾은 도서관 |
오늘 나는 도서관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를 늘 열심히 청소해주시는 이모님을 뵈었다. 가끔 뵙게 되면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인사 이상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이모님의 얼굴에서 반짝 반짝 빛이나 보였다.
그래서 "이모님은 어떻게 그렇게 매번 더 예뻐지세요?"라고 물었다. 어쩌면 인사치레라고 느끼셨을지도 모르지만 난 진심에서 우러난 말이었다. 그리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으셨다면 이모님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은 '관심'들이 쌓이고 쌓여 나에게도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남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조금 더 남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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